코드포스(http://codeforces.com/) Master 등급(a.k.a. 오렌지)을 달성했다. 그전까지 Candidate Master에서 거의 2년간 머무르다가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대회를 참가하기 시작했고, 그 덕분인지 최근 한 달(1.22 ~ 2.24) 동안 rating +241이라는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승급에 성공했다. 이제 박제해야지

코드포스 프로필

최근 대회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건 (당연한 소리겠지만) 풀 수 있어야 하는 문제를 못 푸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이었다. 개인적으로는 Div.2 D,E (=Div.1 B,C) 정도를 기준으로 잡았다. 대바대(대회 by 대회)라고는 하지만 이 난이도에서는 대체로 “잘 알려진”, 혹은 규칙을 파악하면 코딩 자체는 어렵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. 아이디어성 문제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, 대회가 끝나고 나서 “이걸 왜 두시간동안 못 떠올렸지”라는 아쉬움을 없애자고 생각했다. 특히 최근 에듀코포 D에서 대회 종료 직전이 되어서야 풀이를 찾아내면서 이런 생각을 굳혔다. 다행히 지난 라운드에선 F의 밸런스 붕괴에 힘입어 그런 아쉬움 없이 28등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.

지난 라운드에서의 스코어보드

재작년 학부 마지막 ICPC에서 World Finals 진출티켓까지 얻어놓고 모종의 사유(…)로 나가지 못하게 되면서 의욕이 많이 꺾였던 건 사실이다. 여기에 더해 PS는 대부분의 대회가 학부or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열리다보니 졸업하는 순간 나갈 수 있는 대회의 폭이 크게 좁아졌고, 그렇게 구글 코드잼이나 페이스북 해커컵처럼 메이저한 대회 몇 개를 빼면 “순전히 재미/실력 향상을 위해 언오피셜 대회를 참가하는” 빈도도 같이 줄어들었다.

그런데도 굳이 코포를 계속한 이유가 뭐냐고 하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. 대회 수상이 아니어도 내가 실력이 늘고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입증(?)시킬 수 있는 괜찮은 수단이었기도 하고, 그래도 아이디 색 바뀌는 걸 한번쯤 보고싶어서였을수도 있다. 지금도 “언젠가 레드를 찍으면 좋겠다” 같은 생각은 있지만 그렇다고 퇴근해서 평일 새벽까지 코포 라운드 돌다가 다시 출근하는 라이프를 계속하는건 조금 무리지 싶다(몇 번 해보니까 몸이 파업하는게 느껴짐..ㅠ). 한동안은 BOJ슬랙 꾸준히 눈팅하면서 좋은 문제 있으면 풀어보고, 주말이나 저녁 시간대에 열리는 대회에만 참가하려고 한다. 마침 하던 공부(Coq입문)도 있으니 일단은 그쪽에 집중할 계획이다.